지난주 일요일. 결전의 날이었어. 주말의 느긋한 아침을 포기하고 일찍 일어나 경건하게 몸을 씻었지. 준비물도 빈틈없이 챙기고, 더위에 대비해 옷도 얇게 입었어. 굳센 결심으로 향한 코엑스. 과연 나는 지갑을 지킬 수 있었을까?
원래는 도서전 갈 생각이 없었어. 요즘 인기가 너무 많아져서 사람에 치일 거고, 주말에 쉬고 싶은 마음도 컸어. 무엇보다 주체못하고 돈을 쓰게 될 내 자신이 무서웠지. 그런데 어쩌다보니 초대권이 생겨버렸어. 이건 가야하지 않겠어? ㅎㅎ
대신 내가 사고 싶은 책과 가고 싶은 부스를 딱 정리했어. 절대 현혹되지 말리라 정신 무장도 단단히 하고. 물론 사려고 했던 책보다 더 사긴 했지만 그래도 선방했어. 그럼 어떤 책을 사왔는지 소개해 볼게.
딕 캐럴, <뉴욕 스리프터> (충동 구매)
하, 이건 진짜 어쩔 수 없었어. 워크룸 프레스 부스에는 진짜 사고 싶은 책들로 가득했는데, 그래도 잘 참았거든? 근데 이 패션 만화의 그림체가 너무 내 취향인 거야.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결제해 버렸다...
프리드리히 니체, <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> (예정 구매)
이미 같은 책이 있지만, 출판사 아카넷 버전의 이 책은 꼭 소장하고 싶었어. 2026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 선정됐거든. 표지 디자인이 뛰어난 건 물론이고, 본문과 각주를 각각 다른 페이지로 구분해 둔 것도 구매 포인트였어.
정세랑, <당신의 독자가 될게요> (예정 구매)
나의 최애 작가,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정세랑! 도서전에서 최초 공개한 책이야. <여름, 첫 책>으로 소개됐지. 창작, 그것도 글쓰기에 대해 말하는 책이야.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모든 이가 읽기 좋을 거야.
김동식, <회색인간> (충동 구매)
원래 장바구니에 담아 두긴 했지만, 이번 도서전에서 살 생각은 없었어. 근데 웬걸? 부스에 작가님이 계신거야? 그래서 냅다 사고 사인도 받고, 사진도 같이 찍었어. ㅎㅎ 이런 기회는 놓칠 수 없지.
데이비드 솔로이, <살> (충동 구매)
서해문집 부스 진짜 요물이었어...너무 읽고 싶은 부스도 많고, 갖고 싶은 굿즈도 많았어. (완판돼서 다행... 아니었으면 '책 사는 읽는 사람' 티셔츠 샀을 듯) 여기선 한 권 사야겠다 싶어서, 표지도 예쁘고 부커상까지 받은 이 책을 골랐어. 슬쩍 읽어보니 엄청 재밌을 듯
성해나, <인비인> (예정 구매)
<혼모노>로 존재감을 확실히 키운 성해나 작가의 기담집이야. 더운 여름밤에 읽으면서 서늘한 기분으로 잘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산 책!
정보라, 최의택, <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> (예정 구매)
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선정됐어. 표지부터 장난 아니다. 거기다 두 작가의 릴레이 소설 형식? 못참지. 얼마나 재밌을지 감도 안와.
고선경 외 19인, <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> (예정 구매)
이 책도 도서전 최초 공개인 <여름, 첫 책>이야. 귀여운 제목은 물론이고 표지에 든 수박을 보고 이건 사야겠다 싶었어.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심보선 시인도 참여했더라고. 오랜만에 시집도 읽어야지!
내가 산 책은 이것이 전부! 충동 구매한 책이 좀 있지만 그래도 선방했다고 생각해..ㅎㅎ 꾹 참은 건 더 많거든. 현장 분위기랑 내가 어떤 책과 굿즈를 참았는지 궁금하면 영상 버전 후기도 보는 걸 추천! 아래 버튼으로 남겨둘게! |